사직동팀 4명 검찰소환 거부…최초보고서 조사 차질

  • 입력 1999년 12월 7일 23시 27분


사직동팀 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신광옥·辛光玉 검사장)는 7일 이른바 ‘최초보고서’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최광식(崔光植)경찰청조사과장 등 사직동팀 관계자 4명을 소환했으나 이들이 이틀째 검찰 소환에 불응해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검찰은 옷로비사건의 내사를 담당한 직원 3명을 상대로 내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전에 사건관련자의 진술을 종합해 ‘중간보고서’ 형태의 문서를 작성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사직동팀에서 압수한 ‘옷로비사건’내사기록 원본 중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이 사직동팀에 내려보냈다는 ‘내사첩보’라는 제목의 문서에 ‘1월14일’이라는 날짜가 펜으로 쓰여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문서의 정확한 작성일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통상의 문서는 생산일자가 타이핑되는데 반해 이 문서는 육필로 적혀 있어 이 문서의 작성일이 나중에 가필된 것이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전비서관은 “청와대공직기강팀에서 옷로비관련 첩보를 받아 사직동팀에 내사를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직동팀의 내사기록 원본에는 연정희(延貞姬)씨가 호피무늬반코트를 배달받은 날짜가 작년 12월26일로 잘못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내사기록 원본에는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측이 공개한 1월18, 19일자 문건과 유사한 문서가 없다는 점을 중시하고 배씨측이 공개한 문건의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최초보고서’ 작성자가 사직동팀 내에서 옷로비사건을 담당하지 않았던 다른 조사반이거나 사직동팀 이외의 기관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한편 옷로비 의혹사건의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팀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를 이날 재소환해 올 1월 판매장부를 조작하고 김태정(金泰政)당시 검찰총장에게 편지를 보낸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늦어도 14일까지 보고서 작업을 마무리 짓고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위용·선대인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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