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고장버스 공포의 질주… 장애아등 6명 사망

  • 입력 1999년 10월 28일 23시 52분


과속으로 달리던 좌석버스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 1.5㎞ 가량을 질주하며 어린이학원 차량 등 11대를 잇따라 들이받아 정신지체아 5명을 비롯해 모두 6명이 숨지고 2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8일 오전 8시25분경 경기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원당지하차도 일산신도시쪽 입구 도로에서 신도시쪽으로 달리던 선진운수 소속 서울74사 5570호 좌석버스(운전사 이동화·44)가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르망승용차(운전자 김효중·28) 왼쪽 뒷문을 들이받은 뒤 스타렉스 승합차(운전자 임성창·33)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정신지체아 특수교육시설인 ‘샘터조기교육교실’(덕양구 토당동)에서 운영하는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이 학원으로 가던 문모군(5) 등 어린이 5명과 운전자 임씨가 숨졌다.

또 르망승용차 운전자 김씨와 좌석버스 승객 고모씨(36·여) 등 24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버스는 이에 앞서 원당지하차도 서울쪽 입구에서 화물차와 승용차 7대를 들이받고 고양소방서 앞에서 2.5t트럭과 충돌하는 등 잇따라 사고를 낸 뒤에도 멈추지 못한 채 신도시쪽으로 달렸다.

경찰은 일단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버스운전사 이씨가 1차 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치다가 연쇄 충돌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한편 숨진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시신이 안치된 고양시 원당 세란병원 영안실에서 “정상아로 키우려고 정성을 다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오열했다.

〈고양〓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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