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감청증거 폭로… 野의원 국감서 주장

  • 입력 1999년 10월 15일 20시 00분


디지털 휴대전화간 감청이 불가능하다는 정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휴대전화간 감청을 의뢰한 증거가 발견돼 휴대전화 불법감청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또 감청대상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감청 요구에 대해서도 법원이 통신제한조치허가서를 발부해 감청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실시된 국회 과기위의 한국통신 국감에서 김형오(金炯旿·한나라당)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수사기관들이 한국통신측에 감청을 의뢰한 전화번호 중에 휴대전화 번호가 다수 포함돼 있다.

자료가운데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지난해 발부한 통신제한조치허가서(일련번호98―12)를 보면 감청대상자의 집과 사무실 전화번호는 물론 휴대전화 번호인 ‘011―377―6×××’가 기록되어 있고 ‘전화내용 감청 및 착신지 발신지 확인’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김의원은 “경주전화국의 통신제한조치 집행대장에도 통신제한조치대상인 피의자 소유의 휴대전화 등 4건의 휴대전화 번호가 명시돼 있었다”며 “휴대전화 감청이 불가능하다면 왜 집행대장에 휴대전화 번호를 기재했겠느냐”고 따졌다.

김의원은 “이러한 감청의뢰와 기록들은 011과 016, 혹은 018과 019 등 타사업자간의 휴대전화 통화시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한국통신의 중계유선 통신망을 통해 실제 감청이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의원은 “통신 감청과 개인정보제공의 허가 집행 관리체제도 매우 허술하다”며 일례로 수원지법에서 지난해 발부한 통신제한조치허가서(일련번호93―34)의 경우 대상자의 이름이 없는데도 긴급감청이 허가됐고 감청 일시도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송탄전화국의 통신제한조치 집행대장에는 감청을 한 전화번호 7개중 4개가 누락됐고 ‘긴급감청’이 ‘감청’으로만 기재돼 있었다.

김의원은 “울산 동부경찰서가 청구한 통신제한조치허가서의 경우에는 피의자 9명과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200여명 피의자의 21개 전화번호에 대한 감청요구가 있었다”며 “이는 수사기관들의 감청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김의원은 “감청에 앞서 이뤄지는 대상자의 개인정보제공도 올들어 하루평균 217건에 대상인원이 2515명에 달한다”며 “작년에 비해 정보제공건수는 줄었지만 대상자수로 보면 72.8%나 늘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통신측은 휴대전화 감청주장과 관련해 “집행대장에 휴대전화번호가 왜 기재됐는지 파악중”이라며 “중계유선망에서도 휴대전화 감청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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