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활동 與실세부인, 대선후 실적급증 의혹

  • 입력 1999년 9월 28일 00시 08분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 부부가 삼성생명 보험설계사인 김옥두(金玉斗)국민회의 총재비서실장의 부인 윤영자씨(55)를 통해 현정권 출범 이후 모두 10억여원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져 특혜논란이 일고 있다.

★김의원측 "특혜아니다"

이회장은 대선 직후인 98년2월 윤씨에게 5억원의 적금형 보험을, 이회장의 부인인 홍나희씨는 올해 3월 5억7386만원의 연금형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윤씨는 또 총보험 계약액도 96년 6억여원, 97년 2억5000여만원에서 현정권 출범 이후인 98년에는 22억2350만원, 99년에는 9월 현재 29억5054만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는 특히 관례상 거액의 보험계약을 모집한 보험설계사에게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해왔기 때문에 이회장부부의 거액 보험가입이 사실상의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의원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의원은 “처는 25년 넘게 보험설계사로 일해왔으며 야당시절에도 항상 보험모집실적을 놓고 1, 2위를 다퉈왔다”며 “이회장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실적이 우수한 보험설계사에게 보험을 들어주어 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현정부 출범 이후 실적이 급증한 것과 관련, “96, 97년은 각각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 해로 아내가 선거운동에 치중하느라 보험영업에 신경을 덜 썼기 때문에 실적이 나빴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 "격려차원 관례"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도 “이회장 부부는 지난해에도 윤씨를 포함, 3명의 보험설계사에게 비슷한 액수의 보험을 들어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내에서는 “우리의 사회적 통념상 권력있는 자리에 오르면 가족 모두 오해를 받지 않도록 처신을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아 특혜의혹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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