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로씨 맞이' 동포애 뜨겁다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16분


31년간 일본 형무소에서 복역하다 다음달 7일 풀려나는 재일교포 김희로(金嬉老·71)씨의 조국생활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김씨를 석방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25일 이후 부산 연제구 거제동 자비사에는 “김씨에게 조국의 따뜻함을 전할 방법이 없겠느냐”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비사는 김씨 석방운동을 주도해온 박삼중(朴三中)스님이 주지로 있는 사찰.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준(鄭夢準)의원은 부산에 김씨가 거처할 아파트를 마련해 주기로 이미 약속했다.

또 경남 진주의 경상대병원은 김씨가 귀국하면 평생 무료 진료를 해주기로 했다.

정순일(鄭淳逸·52)경상대병원장은 “최근 병원간부 회의를 열어 김씨가 조국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건강을 돌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은 다음달 10일부터 2박3일간 김씨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특별실을 준비해 놓았다고 최근 자비사에 알려왔다.

김씨 사건을 영화화한 한진흥업 대표 한갑진(韓甲振)씨는 92년 상영된 ‘김의 전쟁’ 필름을 박스님에게 넘기기로 했다.

한씨는 “이 영화를 재상영할 경우 흥행만 노린다는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박스님에게 판권을 넘기기로 했다”며 “적은 수익금이라도 김씨 여생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 세명정신병원 김문곤(金文坤·60)이사장은 “김씨가 부산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김씨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대접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씨의 큰 고모 권소선(權小先·87)씨 등 부산에 살고 있는 친척 10여명도 김씨의 ‘귀국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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