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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8월 24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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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의원은 연씨가 포천 기도원에 갔던 1월2일 현지의 날씨 등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추궁하며 연씨 주장의 맹점을 부각시켰다.
연씨는 답변에서 “그날 추웠던 것 같으나 눈이 온 기억은 없다”고 말했으나 최의원은 “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기온이 영하였고 눈이 왔다”고 반박했다. 최의원은 또 연씨가 문제의 호피무늬 반코트를 팔에 걸치고 나왔다고 주장하자 “돌려주려면 포장해서 주는 게 상식이지 팔에 걸치고 나올 만큼 허술한 물건이냐”고 다그치며 연씨가 코트를 입고 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조홍규(趙洪奎) 한영애(韓英愛)의원은 질의 대부분을 연씨에게 해명기회를 주는데 할애했다. 특히 조의원은 간단히 질의를 마친 뒤 연씨에게 “시간을 줄테니 못한 말을 충분히 하라”고 호의를 배풀었다.
연씨는 이에 따라 미리 준비해온 “IMF로 실직자들에게 죄가 된 것이 마음 아프다”는 내용의 메모를 울먹이며 읽어 나갔다. 그러자 목요상(睦堯相)법사위원장은 “지금 질의 시간이다”며 이를 만류, 여야 의원들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조의원은 목청을 높여 “내가 하라고 그랬다”며 연씨를 끝까지 옹호했다.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목요상법사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부인 이은혜(李恩惠)씨의 25일 증인출석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김수석비서관은 “부친이 89세로 위독하셔서 집사람(이씨)이 부친옆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증인신문 시작전 2시간 전에 통보해주면 곧바로 나가도록 조치할테니 증인선서시간에 나오지 못해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고 목위원장이 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데 출석했다면서 이씨가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유명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본명 김봉남·金鳳男)’은 자신의 이름을 “앙드레김”이라고 소개했으나 목요상위원장이 “이름을 밝히세요”라고 다시 요구, 뒤늦게 “김봉남입니다”라고 번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이날 자신의 진술을 도와줄 변호사와 함께 청문회장에 나타나 여야 의원들로부터 “주요증인도 아닌데 신경쓸 일이 많은 모양”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특히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앙드레김’이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부인이 자신의 의상실을 자주 찾았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당소속 법사위원들에게 강도 높은 질의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송인수·정연욱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