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폭우]水災 국가배상 받을수 있나?

96년과 98년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수재(水災)를 입은 경기 북부지역의 이재민들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집단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책임을 물어 제기된 소송은 서울지법과 지원에 5건.

수해책임에 대한 그동안의 법원 판결은 천재지변의 일종인 홍수피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84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 수재민 3700여가구가 7년여의 법정투쟁 끝에 53억여원을 받아낸 것이 수해의 책임을 따져 이긴 첫 집단소송이었다.

그 후 최근에는 공무원들의 고의 과실이나 시설물 설치 및 관리상 하자로 인해 피해가 가중됐을 경우 국가나 지자체 또는 시설물을 만든 시공사 등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월 수원지법은 97년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본 경기 시흥시 대야동 주민 28명이 시흥시를 상대로 낸 손배소에서 ‘기상이변에 따른 불가항력이었다’는 시흥시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배수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배수관로마저 용량이 부족해 하수가 역류했다”며 1억1300여만원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수해책임과 관련한 소송을 대리했던 변호사들은 “수해와 관련한 소송은 피해가 복구된 뒤 사후에 이루어지므로 현장 보존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입증책임이 원고측에 있는 만큼 피해 당시의 현장사진을 찍어두면 법정에서 유리한 증거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