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옷로비 몸통」 공식 거론…국정조사 밀어붙이기

  • 입력 1999년 6월 11일 19시 49분


한나라당이 11일 대통령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의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 연루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옷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주요당직자들은 ‘옷사건’이 터진 뒤 이여사가 이번 사건의 ‘몸통’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비공식적으로 흘려오다가 이번에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라스포사에서 김태정(金泰政) 전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보낸 밍크코트가 한벌이 아니라 세벌이었다는 최순영(崔淳永) 신동아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의 얘기 등을 거론하며 연씨 배후에 ‘몸통’이 있으며 이여사도 그 중 한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즉 밍크코트 한벌은 연씨에게 전달됐고 나머지 두벌은 이여사와 또다른 여권 실세의 부인에게 갔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자 이여사 관련부분을 공개거론하지 않았던 것.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전히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여사 연루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국정조사 관철을 위한 유도 카드로 보여진다. 또 정치권 안팎에서 ‘옷사건’ 초기에 라스포사 사장인 정일순(鄭日順)씨가 정부 고위당국자에게보낸장문의편지에 비슷한 내용과 함께 ‘또다른’ 정부 고위공직자의 이름도 거론돼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한나라당의 공세는 계속될 것 같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이여사가 연씨를 한번도 개인적으로 만난 일이 없다면서 연루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사법적 대응 방침까지 거론하고 나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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