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최근 급증추세…샴페인 터뜨릴때 됐나?

  • 입력 1999년 5월 26일 19시 37분


올들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부유층은 물론 서민층까지 소비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근로자들은 소득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도 지출을 큰 폭으로 늘렸고 부유층은 승용차와 골프용품 등 고가의 수입 소비재를 대거 구입하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소비부문만 이처럼 활성화하는 것은 지난해 유보했던 소비가 한꺼번에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과 함께 일부 계층의 과소비와 거품성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득은 줄고 소비는 늘었다〓통계청이 26일 발표한 ‘1·4분기(1∼3월) 중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백22만1천7백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백23만2천3백원보다 0.5% 감소했다. 물가변동요인을 제거한 실질소득은 95년 1·4분기 수준에도 못 미쳤다.

반면에 소비지출은 1백47만4천9백원으로 작년 동기의 1백35만4천1백원보다 8.9% 증가했다. 특히 소득감소에도 불구하고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성 지출은 22만9천8백원에서 24만9천8백원으로 8.7% 늘었다.

소비지출 증감률은 97년 4·4분기(10∼12월) 이후 분기별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 1·4분기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비지출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74.8%로 90년 1·4분기의 78.6%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은 49만6천9백원으로 작년 1·4분기의 64만8천4백원에 비해 23.4% 감소했다.

소득내용을 보면 일상적인 수입인 경상소득은 2백1만3천4백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7% 줄었고 경상소득 중 근로소득은 1백92만1천5백원으로 5.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 증가분이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 사업주 등에 집중되면서 소득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소비동향을 반영해 3월 중 승용차는 3만9천7백50대가 출고돼 전년동월(2만1천7백28대)에 비해 82.9%가 늘었고 위스키는 241.6%, 세탁기 42.0%, 소주도 33.3% 증가했다.

▽고가 소비재 수입 급증〓재정경제부에 따르면 4월 중 20개 고가 소비재 수입액은 9천12만9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2%가 늘어나 전체 수입액 증가율 10.7%에 비해 증가폭이 8배를 넘었다.

품목별로는 휴대전화가 2천2백11만6천달러로 1백12.4배가 증가했고 승용차는 4백94만7천달러로 352.6%, 골프용품은 6백72만6천달러로 179.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 또 담배가 1천22만7천달러로 137.0%, 샹들리에가 130만5천달러로 125.4%, 바닷가재가 29만9천달러로 119.9% 늘어났다.

〈임규진·신치영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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