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집 절도 수사]발표내용과 피해자 주장

  • 입력 1999년 4월 30일 19시 45분


절도범 김강룡(金江龍·32)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는 대체로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한다. 검찰은 “김씨의 주장은 상당 부분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 유종근전북지사

절도범 김씨는 3월7일 유지사의 서울관사(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미화 12만달러와 현금 3천5백만원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지사측은 “현금 3천5백만원만 도난당했을 뿐 미화는 단 1달러도 없었다”고 해명했고 검찰도 김씨가 3천5백만원만 훔친 것으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12만달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김씨가 훔쳤다는 ‘달러가방’ 목격자들을 수사했으나 “모두 달러가 아닌 현금만 보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안양 일대의 호텔 술집 등을 조사했으나 “김씨가 사용한 미화는 2천달러 미만의 소액으로 나타나 12만달러 절도 주장은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김씨가 7만달러를 환전했다는 서울 남대문시장 암달러상의 소재를 찾기 위해 수사했으나 “존재조차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 김성훈농림부장관

김씨는 1월초 김장관 집(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시가 6억원과 3억원짜리 운보와 남농 그림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이 19일 2차례에 걸쳐 현장확인을 한 결과 김씨는 김장관 집에서 3.5㎞ 떨어진 황모씨(52·사업)의 집을 김장관 집으로 잘못 지목했다.

김장관은 처음엔 절도피해를 인정했다가 나중에 “도난당한 적이 없다”고 다시 해명했다. 검찰은 “김씨가 집을 착각했으며 또 운보와 남농 그림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 배경환안양경찰서장

김씨는 3월1일 배서장 관사의 김치냉장고에서 58개의 봉투에 든 5천8백만원의 현금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서장은 8백만원만 도난당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김씨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배서장이 도난당한 돈은 파출소 순시 격려금 등으로 사용하려던 8백만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 유태열용인경찰서장

김씨는 유서장의 집 꽃병 속에서 현금 8백만원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서장은 2백만원만 도난당했다고 주장했고 검찰도 “유서장이 도난당한 돈은 이사비용 2백만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 기타

김씨는 현직장관 2명의 집에서 1㎏짜리 금괴 12개와 물방울다이아몬드를 각각 훔쳤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김씨의 주장을 ‘신빙성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김씨는 경기 안양 평촌의 김동길전교수 집에도 침입했다고 주장했으나 김전교수는 평촌에 산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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