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道 서울관사 현장검증 공방…柳지사 ·검찰 대립

  • 입력 1999년 4월 30일 07시 24분


절도범 김강룡(金江龍·32)씨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서울 관사(서울 양천구 목동 H빌라)에 대한 현장검증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

유지사는 2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대한지방행정회관 7층 전북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과 경찰이 그동안 세 차례나 현장검증을 벌였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이유가 없다”며 현장검증을 거부했다.

유지사는 “또다시 현장검증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공세이자 여론재판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사로부터 현장 재확인이 필요없다는 말을 듣고 21일 관사의 집기와 가구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지검 문규상(文圭湘)부부장검사는 “우리는 현장확인만 했을 뿐 현장검증을 한 적은 없다”며 “23일 이후 유지사 측에 현장검증을 위해 현장을 원상 복원해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문검사는 “19일 새벽 절도범 김씨를 데리고 관사에 들러 주소확인만 했으며 21일 새벽엔 혼자 관사에 들어가 30분 정도 현장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은 적은 있으나 이것은 범행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지난해 4월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사무소장 관사(35평형)와는 별개로 도 예산 1억5천만원을 들여 이 관사(64평형)를 전세로 얻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지난해 3월 서울 모대학 대학원에 입학해 현재 3학기에 재학중인 유지사 부인 김모씨(36)의 대학원공부를 위해 도 예산으로 이 관사를 마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영석(朴榮錫)전북지사비서실장은 “유지사 부인은 1주일에 한두차례 수업을 위해 서울에 가지만 오전에 갔다 저녁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다만 유지사가 서울에 있을 때는 함께 머물기도 한다”며 “유지사 부인의 학업을 위해 관사를 얻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지사는 최근 현장검증 문제로 논란을 빚는 과정에서 이 관사를 폐쇄한 것과 관련, “도에서 폐쇄를 결의한 바 있고 여론도 부정적이어서 폐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인천지검은 30일 김씨 사건의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한다.

〈인천·전주〓박정규·김광오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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