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강남구 새 주소…우편배달 소방등 혼선

입력 1999-01-13 19:18수정 2009-09-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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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9억원의 예산을 들여 강남구의 모든 건물에 새 주소를 부여한지 9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길이름 붙이기에 일관성이 없는데다 집배업무는 고려하지도 않은채 서둘러 새 주소체계를 도입하는 바람에 우체국의 배달업무에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결합하는 서구형 주소체계는 96년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비서실 소속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과 내무부(현 행정자치부)가 기획,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강남구가 시범 추진해왔다.

서울시의 경우 2000년까지 모든 건물에 새 주소를 부여하기로 하고 2백억원의 예산까지 배정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길찾아 갈 일이 많은 집배원이나 택배업자들은 새 주소로 집을 찾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는 반응이다. 택배서비스업체인 퀵메신저서비스㈜ 박영철(朴英澈)씨는 “길이름이 9백61개나 돼 반드시 옛날 주소를 확인한뒤 배달한다”며 “새주소가 나와있는 지도라도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소방서 소방과 직원들도 “새 주소를 이용해 신고하는 주민들에게는 반드시 옛날 주소를 다시 묻게 돼 출동시간이 오히려 더디다”고 불평했다.

정보통신부 왕진원(王鎭元)국내우편과장은 “새로운 우편번호체계나 새주소와 구주소를 연결한 전산망을 갖출 새도 없이 서둘러 새로운 주소체계를 도입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새 주소를 쓸 경우 집배업무가 몇배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지명위원회에서 길이름의 역사성을 강조하느라 편의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나머지 24개구의 도로이름을 지을 때는 블록에 따라 ‘가’ ‘나’ ‘다’로 시작하는 이름을 짓는 등 길찾기가 쉽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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