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 『논술-면접 비중 축소』…고득점자 유치위해

  • 입력 1998년 12월 29일 19시 30분


서울시내 주요 대학이 9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논술 및 면접 점수의 폭을 당초 계획보다 크게 줄이거나 되도록 쉽게 출제하기로 했다.

이는 수능성적이 높은 수험생들이 논술과 면접 부담 때문에 지원을 기피할 우려가 있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논술과 면접조차 변별력이 떨어져 동점자가 속출하게 돼 큰 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대학은 학과별 모집인원조차 확정하지 못해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화여대는 정시모집 원서접수 마감을 하루 앞둔 29일 논술고사를 쉽게 출제하고 지원 학생간 논술 점수차를 줄이는 등 논술고사의 반영비중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 이화여대 특차모집 합격자 발표 결과 수능에서 3백80점 이상을 얻은 여학생들이 대거 탈락하자 정시모집에서는 수험생들이 하향지원하는 추세가 생겨 지원율이 저조한 데 따른 것. 실제로 29일까지 이화여대 인문, 자연계열 학과의 정시모집 지원율은 모집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학생부 수능 등과 함께 1천점 만점 중 1백점이 배점된 논술고사의 비중은 그대로 유지하되 지난해 최고와 최저간에 16점까지 차이가 났던 점수폭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연세대와 서강대도 논술고사의 점수폭을 줄이기로 원칙을 정하고 조만간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세대의 경우 10월 실시한 수시모집 합격자가 서울대 특차모집에 이중합격해 등록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고 정시모집 인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성균관대 역시 논술과 면접에 변별력을 둘 경우 수능 고득점자들이 지원을 꺼릴 것을 우려해 지원 현황을 보고 배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숭실대는 30일까지 특차합격자로부터 가등록을 받은 뒤 미등록자가 생기면 예비합격자로 채우고 그래도 모자라면 정시모집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숙명여대는 특차전형에서 동점자 처리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영어영문 등 8개 학부에서 정원보다 1백12명을 초과선발해 영문학부는 정시모집을 전면 취소했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평가실장은 “각대학이 수능이 쉽게 출제되는 바람에 논술성적의 편차를 크게 할 경우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지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지원자간에 학생부와 수능성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논술과 면접 비중을 줄이더라도 결과적으로 논술과 면접이 합격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박정훈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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