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포철특감]김만제前회장 4억 횡령혐의 고발

  • 입력 1998년 12월 25일 20시 00분


96년 이후 포항제철과 계열사는 구매 용역 공사 등에서 수의계약 일변도로 계약을 체결, 경쟁계약을 했을 때보다 1조3천6백44억원이 더 소요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김만제(金滿堤) 전포항제철회장은 기밀비 4억2천4백여만원을 개인용도로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감사원은 25일 포철 경영 실태에 대한 특감결과를 발표, 김전회장 등 2명을 횡령 및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하고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김진주(金鎭珠)전포철부사장 등 전현직임직원 7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예산낭비 등 1백70여건의 문제점을 지적, 개선토록 통보하고 포철 및 계열사 임직원 39명을 문책 등 징계조치토록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포철은 총 계약액(21조1천1백46억원)의 80%인 16조9천1백93억원을 수의계약(낙찰률 96.2%)함으로써 경쟁계약 낙찰률과 비교할 때 천문학적인 금액의 예산낭비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전회장 재임이후인 94년1월 이후 올 6월까지 포철과 포스틸 등 5개 계열사는 기밀비 1백71억8천3백만원 중 70억원대의 비자금을 현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전회장은 포철이 변태 조성한 기밀비 53억4천7백만원 중 34억2천5백만원을 용도불명하게 사용했으며 4억2천4백여만원을 자신과 부인, 아들의 명의로 H증권 서울 선릉지점에 넣어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전회장은 96년 11월 전기강판 공사(총공사비 3백40여억원)낙찰자로 선정된 포스코개발㈜의 입찰을 무효화시키고 대림건설㈜과 34억원 정도 비싸게 재발주토록 했다. 또 97년 12월 연간 30억원 상당의 이익이 나는 수재슬래그(고로공정 부산물)판매권을 ㈜한중에 넘겨 67억원 상당의 특혜를 주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포철비자금 70억원은 물론 김전회장이 사용한 기밀비 34억2천여만원이 정치권 등으로 유입됐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삼미특수강 인수과정에서의 정치적 외압여부도 이석채(李錫采·미국체류)전대통령경제수석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관계 확인에 실패했다.

감사원은 김포철부사장 등 7명의 전현직 포철임직원이 업무와 관련해 3백만∼4천5백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밝혀냈다. 또 고발된 포스코개발 현장소장 이규대씨는 공사대금을 업체에 과다계상, 지급한 뒤 사례금으로 1억7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감사원은 포철이 선지급 후정산의 조건으로 7천1백94억원에 삼미특수강을 인수해 운영중인 창원특수강 역시 97년 한해 동안 5백53억원의 적자가 발생, 곧 경영불능 상태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전회장은 “감사원이 불법 계좌추적을 했다. 뒤집어씌우기식 감사를 해서는 안된다. 4억2천만원 횡령은 모르는 일로 검찰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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