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넘치는 「제정구의원 후원회」…4개월째 투병 격려

  • 입력 1998년 12월 23일 19시 21분


8월 폐암 판정을 받고 4개월이 넘게 투병중인 한나라당 제정구(諸廷坵)의원이 동료의원들의 주선으로 29일 후원회를 열게 돼 세밑 정가에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후원회 초청인은 동료의원과 재야인사 29명. 그동안 병세가 악화돼 치료비가 적지않게 불어나면서 주변에서는 제의원에게 후원회라도 열라고 여러차례 권유했으나 제의원은 한사코 거부해왔다.

제의원은 “후원회는 의정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도움받는 것이지 의원 개인의 치료비를 조달하기 위해서 여는 것이 아니다”며 주위의 강권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제의원의 딱한 처지를 보다 못한 이부영(李富榮) 김근태(金槿泰) 이길재(李吉載) 김문수(金文洙)의원 등 과거 재야활동을 하면서 ‘민주화동지’로서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동료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부영의원 등은 이달 초 제의원과 가족들의 뜻을 무시하고 ‘제의원의 투병을 격려하는 모임’명의로 후원회를 강행키로 했다.

29일 오후6시 국회 후생관 2층에서 열리는 제의원 후원회에는 김수환(金壽煥)추기경과 박형규(朴炯圭)목사가 직접 참석해 격려할 예정이다.

지역구인 경기 시흥시의 모처에서 요양중인 제의원은 정기국회 국정감사 때 보좌진에게 서면으로라도 질의서를 내도록 하는 등 투병중에도 의정활동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는 제의원의 이같은 의지를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서면질의서를 국회속기록에 올리기로 결의했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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