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겨울死神」…일가족 3명 연탄가스 중독사망

  • 입력 1998년 12월 4일 19시 11분


3일 오후 10시경 서울 도봉구 도봉2동 윤명길씨(71)의 집에서 윤씨와 부인 한원자씨(61), 아들 승현씨(28)가 안방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숨졌다. 올들어 서울에서 연탄가스로 일가족이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을 발견한 윤씨의 딸 선주씨(24·회사원)는 “며칠만에 귀가해 보니 가족들이 숨진채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방구들장 곳곳에 금이 가 있었으며 이들을 발견할 당시 매캐한 연탄가스가 방안에 가득했다”며 “시체에 외상이 전혀 없고 연탄가스 중독사에서 나타나는 ‘대변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자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확한 사망시점 등은 정밀검증을 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한편 IMF경제난으로 연료비가 기름에 비해 10∼30% 밖에 안되는 가정용 연탄이 난방용 연료로 다시 인기를 끌면서 연탄가스 중독사고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대한석탄공사가 관리하는 장성 도계 화순 등 3개 광업소의 경우 가정용연탄 공급량이 1월부터 10월까지 20만2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만t이상 늘었다.

영등포 D보일러 최모씨(47)는 “4∼5년간 전혀 취급하지 않던 연탄보일러를 구입하겠다는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10여통씩 온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중의(李重宜)교수는 “젖은 연탄 구입은 피하고 연탄을 갈고 난 뒤에는 잠시 방을 떠나 있는 것이 좋다”며 “연탄가스에 중독됐을 경우 입안을 깨끗이 비우고 누운 상태에서 목을 뒤로젖혀 기도를 확보한뒤 반드시 고압산소실이 확보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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