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월세갈등」집주인 살해…일가족 3명 감금 인질극

  • 입력 1998년 10월 25일 19시 29분


40대 세입자가 자신을 집세도 못내는 사람이라며 험담한다는 이유로 집주인을 살해한 뒤 그 가족을 7일째 감금한 채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오후 4시20분경 전남 순천시 행동 조영간(趙榮干·56·가구점주인)씨의 4층짜리 주택 및 상가 복합건물 3층에서 조씨의 아들 용준(容晙·26)씨를 잡고 인질극을 벌이던 김성수(金成秀·43·무직)씨가 경찰특공대원들과 격투 끝에 검거됐다.

경찰특공대원 10여명은 이날 다른 경찰관이 김씨를 설득하고 있는 사이 건물 뒤쪽으로 최루탄을 쏘며 진입해 5분여만에 3층에 감금돼 있던 용준씨를 구출하고 김씨를 체포했다. 조씨는 건물 2층 점포에서 양손을 결박당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9일 오후 11시경 조씨 가족이 사는 3층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왜 집세도 못내는 사람이라며 험담하고 다니느냐”며 조씨의 부인 염정영(廉正英·54)씨와 아들 용준씨, 딸 문영(文英·24)씨 등 3명의 손발을 노끈과 철사로 묶고 감금했다.

염씨와 딸은 25일 오전 2시경 김씨가 용준씨를 4층으로 끌고 간 사이 노끈 등을 풀고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김씨는 21일 LP가스통 3개를 배달시킨 뒤 3층 거실에 두고 폭발시키겠다며 협박했고 조씨 가족이 식사할 때와 화장실에 갈 때만 손을 풀어준 것으로 밝혀졌다.

〈순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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