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감앞두고 대응마련 비상…「뒤바뀐 입장」 고민

  • 입력 1998년 10월 16일 19시 25분


정치인들에 대해 사정 칼날을 휘둘러온 검찰 수뇌부가 국정 감사라는 의원들의 ‘대반격’을 앞두고 입을 앙다문 모습이다. 그래서 검찰 주변에선 “여의도 하늘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검찰은 정치권 사정이라는 공격권을 쥐고서 전현직 의원들을 향해 가차없는 포격을 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엔 국정감사 자리에서 증언을 하고 의원들의 질책을 감내해야 하는 ‘피고’석의 처지. 이른바 ‘공수전환(攻守轉換)’이 이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권으로 부터 거센 ‘역공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검찰을 에워싸 주어야 할 여권은 정치권 사정에 대한 편파 시비와 총풍(銃風)사건 등을 둘러싸고 야당을 적극 강공으로 몰아붙일 태세여서 검찰 수뇌부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 법사위원으로 배정된 의원중 검찰에 부담스러운 인물이 많다는 것도 고민이다. 검찰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인사는 야당의 ‘주공격수’로 긴급투입된 ‘험구’(險口) 이규택(李揆澤·한나라당)의원. 또 지난해 DJ비자금 사건 수사 유보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검찰을 돕기 위해 투입됐던 조홍규(趙洪奎·국민회의)의원도 이번엔 오히려 부담이다. 조의원은 표적 사정의 희생양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국민회의 정대철(鄭大哲) 부총재와 가까운데다 경성사건과 관련해 서울지검장을 고소할 정도로 ‘유감표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는 “앞으로 잘 하겠다” “수사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논리적 공세에 대해서는 자료를 들이대며 적극적으로 맞받아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격이 직설적이고 논리 대결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박상천(朴相千) 법무장관은 야당의 공세를 정면으로 맞서서 당당하게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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