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택시」 사고위험 몰고다닌다…실직퇴직후 전업 영향

  • 입력 1998년 10월 12일 19시 39분


길도 잘 모르고 운전도 서툰 택시운전기사. 대부분 실직 후 전업한 초보기사들이다. 최근 이 초보택시운전기사가 늘면서 교통사고도 크게 늘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8월말 현재 택시운전기사(조합원으로 등록한 경우만)는 16만5천여명. 올들어 7천여명이 늘어난 숫자다.

이 중 대부분이 실직 퇴직자라는 게 조합측의 설명. 1종보통면허, 1년 이상 운전경력만 있으면 택시운전자격시험을 통해 어렵지 않게 택시회사에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실직자들이 택시회사에 몰려오면서 사고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택시공제조합 서울지부의 경우 8월 한달간 택시사고는 1천4백60여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1백90여건에 비해 22%가량 늘었다. 또 실직 퇴직자들이 택시회사로 대거 몰려오기 직전인 2월과 비교해볼 때 8월 한달간 대인사고는 1백30여건, 대물사고는 1백70여건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이태영(李太泳·48)정책국장은 “택시회사는 사고위험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운휴차량을 줄이기 위해 초보 택시운전자를 고용해 운행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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