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여성필수품 「보건증」, 36년만에 폐지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44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갖고 다녀야 하는 ‘건강진단수첩(보건증)’제도가 도입된 지 36년만에 사라지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29일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위생분야 종사자 건강진단 규칙’을 규제개혁 차원에서 폐지하겠다고 보고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보건증 제도는 62년 외국인 주둔지역의 접대부와 내국인 상대 윤락여성을 대상으로 ‘성병검진규정’을 통해 처음 도입됐다. 그후 아시아경기를 앞둔 84년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성병이나 일반 전염병 예방을 위해 보건증 지참 대상자를 식품업과 이 미용업에 종사하는 여성들로 확대한 ‘위생건강진단 규칙’을 새로 제정해 지금까지 시행해 왔다.

이 규칙에 따라 현재 윤락여성이나 여관 여인숙 다방 등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업종에 따라 매주 또는 석달에 한번씩 성병진단을 받고 검진 내용을 적은 보건증을 갖고 다녀야 한다.

식품의 채취 제조 가공 조리 판매 등에 종사하는 여성과 이 미용업 종사자도 매년 또는 6개월마다 한번씩 결핵 장티푸스 간염 등 일반 검진을 받고 보건증을 갖고 다니도록 돼있다.

이에 대해 일반 검진 대상자들은 “성병 건강 진단을 받아야 하는 여성들과 똑같이 보건증을 발급받는 바람에 우리도 성병감염 위험자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해 왔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보건증을 갖고있는 여성은 성병 진단대상자 11만명을 포함해 모두 98만여명이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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