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스파이 무더기 적발…첨단기술 대만에 팔아

  • 입력 1998년 2월 3일 06시 56분


삼성과 LG반도체 등 세계적 반도체 제조회사의 64메가D램 제3세대 핵심기술을 대만에 유출한 전자제품업체 간부와 이들 회사의 전 현직 연구원 등 16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검찰은 이들이 이미 상용화단계의 기술을 빼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대만이 올 연말쯤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반도체수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64메가D램 제3세대 기술은 삼성전자가 지난 6년간 5백여명의 연구원과 7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투입,개발에성공한 뒤 LG반도체와 현대전자 등이 차례로 개발한 수출 전략 상품. 국내 반도체3사는올해1백60억달러어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현재 삼성과 일본 NEC 등 소수업체만이 보유하고 있다. 수원지검특수부(곽무근·郭茂根부장검사)는 2일 64메가D램 제3세대 핵심제조 기술을 빼내 대만의 N, U반도체회사에 넘긴 서울 서초구 서초동 KSTC사 상무 김형익씨(39·서울 서초구 서초동)와 김씨에게 일부 반도체 핵심기술을 넘긴 삼성전자 기흥공장 연구원 오승철씨(34·경기 수원시 영통동) 등 1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배임) 및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검찰은 김씨에게 반도체핵심기술의 포섭대상을 지정해준 전 삼성전자연구원 정모씨를 수배하는 한편 삼성 현대 LG반도체 내부에 또다른 협조자가 있는지에대해수사를 확대하고있다. 검찰조사결과 김씨는 전자회사의 승진에서 밀리거나 불만이 있는 과장급이하 직원에게 접근해 “아는 대로 기술을 넘겨달라”며 핵심기술을 짜맞췄고 일부 퇴직한 직원에게는 취업을 알선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KSTC사는 전자제품제조 및 소프트웨어제작공급업체로 사업자 등록은 했지만 그간 삼성 현대 LG 등 전자 반도체회사의 최첨단기술을 빼내는 일에 주력한 사실상의 산업스파이 조직”이라며 “김씨가 대만의 N사와 매출액의 3%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을 빼돌렸으며 팩스 등을 통해 기밀서류를 송고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수원〓박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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