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門大 인기科도 구직난…동아일보 10개大 조사

  • 입력 1998년 2월 1일 20시 12분


‘우울한 졸업’.올해각 대학 졸업식장은 여느해보다 침울한 분위기일 수밖에 없다.아마도 70년대 오일쇼크이후 최대의 취업난. 동아일보 취재팀은 최근 취업이 잘된다고 자랑해 온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동국대 등 10개대학의 경제학과와 영문학과 졸업예정자 1천6백4명에 대해 취업현황을 조사했다. 세칭 명문대로 알려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빅3’의 경우 지난해 50∼80%대의 취업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40∼70%대에 불과했다. 다른 대학은 30∼70%대였다. 지난해 이맘때 60%이상의 취업률을 보인 곳은 20개 학과중 18군데 였으나 올해는 7군데에 불과했다. 대학원진학과 군입대를 뺀 순수취업률이 50%를 넘긴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취업문이 좁아지자 ‘암담한 현실’을 피하기 위해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도 부쩍 늘었다. 일부 학과의 경우 올해 졸업예정자 숫자가 지난해보다 10∼20명씩 줄어든 곳도 있었다. 졸업이 가능한데도 수강취소 등의 방법으로 1,2개 과목을 남겨둔 채 취업여건이 좋아질 때까지 졸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학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어렵게 직장을 구하고도 입사발령이 기약없이 미뤄져 애태우는 사례도 많다. ‘발령유보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업체는 의류업계 백화점 증권사 항공사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대부분. 취업의 ‘하향지원’ 현상도 두드러졌다. 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학원강사 학습지교사 출판사 번역일 등 ‘불안정한 아르바이트 형태의 직종’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취업기준도 과거와는 판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수’보다는 ‘안정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대기업보다는 공사(公社)를 선호하고 외국계 기업이 큰 인기다.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도 섣불리 취업을 하기보다는 고시나 공인회계사(CPA) 교원임용고시 등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장기전략을 세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경제학과의 경우 졸업예정자 82명중 32명이 각종 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졸업후 외국 유학을 떠나는 경우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원홍·김경달·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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