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목포 표정]어깨동무 손뼉치며 김대중 연호

  • 입력 1997년 12월 19일 20시 2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와 목포는 19일 새벽 축제분위기에 휩싸였고 하루 종일 그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아침 광주시내 관공서와 회사에 출근한 직장인들은 서로 『축하한다』며 악수를 나누고 박빙의 혼전이 거듭된 개표과정과 김당선자가 걸어 온 고난의 역정 등을 화제로 삼삼오오 얘기꽃을 피우는 모습들이었다. 이들은 지난밤 가슴졸였던 긴장을 애써 털어내고 환한 웃음과 함께 김당선자에게 「화합의 새역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앞서 당선이 굳어진 19일 0시부터는 줄잡아 1만여명의 시민들이 광주시내 금남로와 충장로로 몰려 나와 어깨동무를 하며 감격을 나누는 축제판을 벌였다. 이들 인파는 도청앞 분수대에 올라가 「김대중」 「대통령」 등 연호를 외치고 「선구자」 등을 목놓아 불렀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부둥켜안고 손을 마주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충장로상인 황의남(黃義男·33·황솔촌식당 대표)씨는 『이제 지역감정이라는 말 자체가 사라지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먼저 쓰러진 국가경제를 일으켜 장사가 잘되도록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YMCA 광주전남민주교수협의회 등 단체들은 「축하인사」를 발표, 『이제 호남 주민들은 그간의 소외와 박탈로 비롯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데 앞장서 국난을 이겨내자』고 호소했다. ○…목포는 19일 0시무렵까지 비교적 차분했으나 오전 2시경 당선확정권에 들어가자 시민 5백여명이 목포역광장으로 몰려 나와 얼싸안고 춤을 추는 등 축제분위기에 빠졌다. 국민회의 홍보차량에서 선거로고송 「DJ·DOC와 함께 춤을」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시민들은 역주변 술집에 몰려가 술잔을 나누며 「목포와 김대중」을 화제로 목청을 높였다. 서산동 목포수협공판장과 동명동어시장 등 해안통거리에 나온 상인과 근로자들은 잠시 새벽일손을 멈춘 채 「목포의 눈물」을 합창하며 기쁨을 나누었다. 상인들은 『평생 가슴 속에 담아 온 응어리가 풀어진 느낌』이라며 『그러나 김당선자가 「전라도대통령」보다는 온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을 베푸는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김당선자의 모교인 목포상고는 이날 교직원 이름으로 학교 정문과 학교앞 도로 등 세곳에 「목포상고 22회 김대중 대통령 당선」이라고 쓰인 축하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목포상고 총동문회(회장 주장원·朱長元·68)도 용당동 총동창회사무실 앞에 축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또 목포상고에서는 오전 9시경 남녀학생 9백여명이 운동장으로 몰려들어 「김대중선배님 대통령당선만세」를 삼창한 뒤 학교 관악부의 선거로고송 연주에 맞춰 교사들과 어울려 춤판을 벌이기도 했다. 김당선자의 9년후배인 이 학교 김영근(金寧瑾·63)교장은 『모교의 명예를 드높인 김당선자가 자랑스럽다』며 『오늘은 개교이래 가장 경사스러운 날』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목포〓홍건순·김 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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