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각黨반응]『北風 어느쪽으로…』 득실 저울질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4분


《정치권은 안기부가 20일 발표한 부부간첩단사건에 놀라움을 표하면서 한목소리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정파별로 이번 사건이 20여일 남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면서 대책수립에 분주했다.》 ○…신한국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사회전반의 안보불감증을 우려했다. 특히 고정간첩으로 암약해온 서울대 고영복(高永復)명예교수와 지하철공사 간부가 정치권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깊은 관계를 가졌을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지도급인사 및 사회저변층의 연루사실을 보면서 다시한번 물샐 틈없는 안보태세 강화와 경각심고취가 필요함을 새삼스레 느낀다』며 『고영복과 심정웅이 그간 간첩으로 암약하면서 연루된 관련자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안기부 발표내용에 당내 인사 연루사실이 없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라며 『우리 사회의 안보의식을 공고히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영복교수는 각종 정부기관의 자문위원 등으로 정부정책에도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럴 정도로 우리 안보망이 허술한지 우려스럽다』고 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역공(逆攻)의 여지도 남겼다. 국민회의는 간첩들의 포섭대상자 중에 당 소속 시의원이 포함된 점에 주목하면서 당 정보위 소속 의원들을 통해 안기부의 수사과정을 예의 주시키로 했다. ○…국민신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한국당이회창(李會昌)후보아들들의 병역면제문제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의 병역미필의혹을 쟁점화시켜 공세를 퍼부었다. 김충근(金忠根)대변인은 『정부는 공산첩자가 이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간첩을 발본색원하고 국방안보력 강화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면서 『국운이 풍전등화같던 전쟁통에 병역을 기피한 사람과 자신의 아들은 물론 친척까지 군대보내기를 기피한 사람에게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국가안보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자민련은 이규양(李圭陽)부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대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오해를 살 우려도 있었으나 순수 간첩수사결과 발표였다는 측면에서 다행으로 생각하며 안기부 활동에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종필(金鍾泌)전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별도로 듣던 것보다 그렇게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다』면서 『선거에 영향을 끼칠까봐 안기부가 조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윤영찬·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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