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근로자 「석면폐」 판정…당국 무성의로 7년만에

  • 입력 1997년 8월 13일 19시 56분


현대중공업에서 16년간 일했던 근로자가 석면 먼지로 인해 폐조직이 섬유질화하는 치명적 직업병인 「석면폐증」 진단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근로자는 이미 지난 90년부터 석면폐 증상을 보였으나 당국의 무성의로 7년동안 정확한 진단을 못 받은채 병을 키워온 것으로 밝혀져 직업병 진단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13일 민주금속노조연맹 등 관련단체에 따르면 지난 76년부터 91년말까지 현대중공업 선실의장부 등에서 도급직 등의 신분으로 일했던 정성복씨(52)가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석면폐증 진단이 내렸다. 정씨는 76년부터 85년까지 선실보온을 위한 석면포 절단과 바느질 등의 작업을 했으며 90년부터 두통 구역질 가슴통증 등의 증상을 보였다. 정씨는 그후 5곳의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으나 「정상」 또는 뚜렷한 진단을 받지 못했고 노동부에도 두차례에 걸쳐 검진을 신청했으나 외면당하다 지난 2월에야 첫 검진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는 매년 8만t(95년기준)가량의 석면이 수입돼 건축자재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정부는 아직 석면취급 근로자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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