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 승격 울산,「공해도시」오명 씻기 안간힘

  • 입력 1997년 7월 14일 08시 00분


공업도시 울산은 화려한 발전과 함께 이면에서는 공해와 도시범죄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62년 1월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울산에는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66개 대기업(종업원 2백명 이상)을 비롯, 모두 2천6백53개 기업이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이 공업화의 부산물인 공해에 시달려온지는 이미 오래됐다. 항상 매캐한 냄새가 시가지를 뒤덮고 있어 「공해백화점」이라는 오명마저 쓰고 있다. 시당국도 이에 따라 환경개선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기업들도 나름대로 공해예방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95,96년 2년간 2백89개 기업체가 환경개선에 투자한 사업비는 모두 8천3백98억원에 이르고 있고 올해도 4천3백36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시당국도 오는 98년 6월까지 오염물질 배출량의 「제로 달성」을 목표로 설정해 기업체의 환경개선사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울산지역 대기 중 아황산가스농도(기준치 0.03PPM)는 지난 90년 0.031PPM에서 올 2월 0.019PPM으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울산의 공기가 개선됐다는 것이 시의 분석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 韓基陽(한기양)공동의장은 『울산의 대기오염도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울산시가 공해업체를 잇달아 허가하고 폐기물 소각장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등 전체적 환경점수는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급격한 공업화로 울산시가 겪고 있는 또다른 문제는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급증과 함께 유흥업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바람에 울산의 치안상태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는 여론이다. 시내 중심가는 물론 다운동과 방어진 농소 온산 언양읍 등 최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외곽지역까지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범죄는 모두 3만1천84건으로 95년의 2만2천1백여건에 비해 1년 사이 40%나 증가했으며 경남도 전체 범죄발생건수 12만9천5백95건의 24%를 차지했다. 특히 살인 강도 등 5대 강력범죄도 지난 한 해 동안 7천4백55건이 발생, 전년도에 비해 34.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울산에는 경찰서가 울산중부 남부 동부경찰서 등 3개에 불과해 늘어나는 치안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울산에서 경찰관 한명이 담당하는 시민수는 평균 8백91명으로 서울의 4백20명, 부산의 5백7명에 비해 훨씬 많다. 따라서 광역시 승격을 계기로 경찰서 신설이 하루빨리 이뤄져 범죄를 줄여나가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부산지검 울산지청 강력담당 李秉碩(이병석)검사는 『경찰인력을 대폭 보강해 광역시에 걸맞은 치안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경찰서 신설과 함께 지방경찰청 승격이 이뤄져야 치안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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