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폭력만화를 즐겨보던 고교생이 만화의 주인공을 동경해 강도짓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J고 3학년인 조모군(17.서울 강남구 일원동)은 중학교때부터 1주일에 두세차례씩 만화방에 들러 만화를 탐독해온 만화광.조군은 `캠퍼스블루스' 등 학교내에서 주먹을 무기로 영웅대접을 받는 주인공의행각을 묘사한 일본 액션만화들을 열심히 보면서 나약한 성격에 학교에서 급우들한테 가끔 맞기도 하는 자신이 만화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그리곤 했다는 것.이런 상상을 해오던 조군은 끝내 16일 오후 만화의 주인공에 대한 동경을 무모하게 실행해버리고 말았다.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갔으나 너무 늦어 근처 만화방에서 만화를 보고 나와 귀가하던 조군은 오후 11시15분께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서 40대 여자가 인적이 한적한 건물 1층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엔 `장난삼아' 화장실문을 밖에서 걸어잠근 조군은 주위에 아무도 없자 `만화의 주인공들처럼 `깡'이 있는 모습을 한번 발휘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할 수 없었다.
급기야 조군은 용변을 보고 나오는 정모씨(49.여.상업.서울 광진구 중곡동)에게 평소 지니고 다니는 맥가이버칼을 들이대며 `소리지르면 죽인다. 갖은 돈 다 내놓으라'고 위협, 시가 15만원 상당의 금목걸이를 빼앗고 말았다.
조군은 또 칼을 빼앗으려하는 정씨에게 들고 있던 칼을 휘둘러 그녀의 왼손 손가락에 작은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조군은 경찰에서 "장난삼아 만화에서 본 주인공들처럼 한번 `깡'이 있는 행동을 해보려 한 것인데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7일 조군을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