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3명 이석씨 폭행가담』…한총련간부 지시 가능성

  • 입력 1997년 6월 6일 09시 44분


20대 근로자 李石(이석·23)씨 폭행치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5일 오후 폭행용의자로 자진출두한 건국대생 權純郁(권순욱·24·농화학과2년) 李鎬駿(이호준·21·부동산학과 3년)씨등 2명과 또다른 용의자 1명을 상대로 밤샘조사를 벌였다. 권씨 등은 이날 오후6시50분경 경찰에 자진출두해 이씨를 폭행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지난3일 오후5시 이씨를 한양대 학생회관 교지자료실에 감금한 채 밤11시부터 3시간동안 조사를 벌이면서 진술이 엇갈리거나 자술서에 쓴 내용과 다른 말을 할 때마다 경찰진압봉으로 허벅지 등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특히 『밤11시에 교지자료실로 들어갔을 때 마스크를 쓴 학생이 한명 있었으며 이 학생은 곧 우리에게 이씨를 인계하고 밖으로 나갔다』고 진술,폭행가담자가 더 있거나 한총련간부들이 이씨에 대한 조사를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권씨 등이 한총련산하 조국평화통일위원장 李准求(이준구·건국대 총학생회장)씨의 호위대원인 점으로 미뤄 한총련간부들이 적어도 폭행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이에 앞서 이씨를 처음 만났던 吉素延(길소연·24·여·한양대 교육학과졸)씨 등 목격자 4명을 이날 오후 소환,참고인 진술을 받은 뒤 이들과 권씨 등의 대질신문을 벌였다. 경찰은 길씨가 『한양대 총학생회 간부인 윤모씨로부터 「이씨를 조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6일중 윤씨를 소환, 이 부분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또 이씨가 직업훈련과정을 수료한 서울 돈보스꼬 직업전문학교 박용철주임신부가 『이씨가 사망하기전인 3일낮 젊은 남자가 전화를 걸어와 이씨에 대해 물어봤다』고 말한 점으로 미루어 이씨가 지난 3일 오전부터 학생회관에 감금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학생들과 폭행을 지시 또는 방조한 학생들도 공범 또는 방조 혐의로 전원 검거, 형사처리할 방침이다. 〈홍성철·이철용·박정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