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아파트 불 16명사상…4층서 가스폭발 7층까지 번져

  • 입력 1997년 3월 31일 08시 05분


30일 오후 5시3분경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중산아파트 2동 401호 成英熙(성영희·56)씨 집에서 불이 나 성씨를 찾아왔던 성씨의 아들 耆完(기완·32)씨와 손녀 민용양(3) 등 2명이 숨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401호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으며 꽃샘추위의 강풍을 타고 베란다를 통해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다. 불길이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자 401, 402호의 위층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불길에 놀라 뛰어 내리면서 송현희씨(27·여) 등 모두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도시가스에 연결해 쓰는 401호의 가스난로 밸브가 열려 있고 난로가 날아가 벽에 부딪힌 점으로 미뤄 난로에 불을 붙이려다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69년에 지어진 노후아파트로 27년전 건축 당시 내부 시설에 목재를 많이 사용해 불이 다른 가구로 쉽게 옮겨 붙었다. 7층건물 6개동이 들어서 있는 이 아파트는 지난 85년 이후 주민과 서울시측이 재건축허가를 놓고 논란을 빚는 가운데 내부시설에 대한 개보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불은 꼭대기층인 7층까지 8가구를 태워 4천8백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경찰추산)를 내고 45분만인 오후 5시49분경 진화됐다. 이 불로 이 아파트 주민 4백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으며 2동 28가구 1백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명재·홍성철·한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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