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수사/금융계 인사들]커미션관행…뇌물 오갔을듯

  • 입력 1997년 1월 31일 20시 09분


채권단 대책회의
채권단 대책회의
검찰이 31일 한보특혜대출의혹사건과 관련,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을 구속함으로써 한보철강에 천문학적인 돈을 대출해 준 은행장들이 몇 명이나 형사처벌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검찰과 재정경제원이 수사 및 특별검사 등의 명목으로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한 은행장은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 등 모두 8명. 검찰은 이들 모두가 비리혐의가 포착된 피내사자들이 아니며 대부분 참고인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검찰조사과정에서 수뢰혐의가 포착돼 적어도 2, 3명은 구속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 및 증권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들 중 자금을 대출해 준 적이 없는 朴基鎭(박기진)전제일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이 한보철강에 직접 대출해주거나 투신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과 관련, 지급보증을 해준 여신액은 모두 2조8천2백61억여원. 한보철강이 당진제철소를 완공하기 위해 지난 91년부터 부도 직전까지 지원받은 여신액 3조3천5백58억여원의 84.2%에 달하는 거액이다. 이중 한보그룹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은 은행장은 이전제일은행장. 이전행장은 지난 94년 서울은행으로부터 한보그룹의 주거래은행을 넘겨받은 뒤 재임 2년11개월 동안 무려 8천5백여억원의 돈을 한보측에 제공했다. 그는 특히 자금난을 겪던 한보측이 부도난 유원건설을 인수하도록 거액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이전행장 다음으로 한보측에 대출을 많이 해준 사람은 金時衡(김시형)산업은행총재. 김총재는 지난 9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산은 전체 여신액의 3분의 2가량인 5천6백억원을 내줬다. 張明善(장명선)외환은행장은 한보측에 시설자금과 냉연공장 신축자금 등으로 4천2백여억원을 지원했으며 李炯九(이형구)전산은총재 등 나머지 은행장들도 모두 2천억원 이상을 각각 대출해줬다. 이들 전현직 은행장은 현재 『당시 대출은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특혜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출과 지급보증시 반드시 필요한 담보물의 부족액만도 1천6백억여원에 이른다. 특히 제일은행 등은 한보의 자금난이 극심하던 지난 94년 한국신용정보사에 심사평가를 의뢰한 결과 한보측이 철강단지를 완공할 능력이 없다고 진단했음에도 계속 추가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수사관계자는 이와 관련, 『은행이 일반적으로 기업에 대출할 때 비록 특혜가 아니더라도 대출액의 0.5∼1%를 커미션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은행들이 무리하게 한보측에 대출을 해 준 데는 반드시 뇌물비리 등 곡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河宗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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