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족 회견으로 밝혀진 北사회상]「한끼 더굶기운동」

  • 입력 1997년 1월 30일 20시 09분


[韓正珍기자] 김영진 유송일씨 가족은 안기부 조사과정에서 북한의 최근 사회상에 대해 증언했다. 김씨에 따르면 최근 각 동리마다 5명으로 구성된 규찰대가 3개조씩 편성돼 주야교대로 순찰하는 등 주민통제가 강화됐다. 기업소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사회안전부에 형식적으로 보고해왔으나 최근에는 결근자 현황뿐만 아니라 결근 사유까지 날마다 구체적으로 보고한다. 그동안에는 안전부에서 통행증만 받으면 여행할 수 있었으나 요즘엔 안전원과 인민반장에게 여행계획을 미리 알려야 한다. 김씨 부인 김찬옥씨에 따르면 노동당은 지난 95년말 「한끼 더 굶기운동」 「두끼 죽먹기운동」을 벌이자는 지시문을 내렸다. 이에 주민들은 『하루 세끼도 굶는 형편인데 한끼 더 굶으면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허리띠를 너무 졸라매 뱃가죽이 등에 붙었다』는 등 냉소적 반응을 보인다. 유씨는 전력난 때문에 자신이 살던 청진시에서는 지난 92년부터 일반가정에 밤8시부터 다음날 오전4시까지 전기공급을 중단해 주민들은 깡통으로 만든 디젤유 등잔을, 일부 간부가정에서는 양초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의 장남 청송군은 金日成(김일성)생일과 사망일, 金正日(김정일)생일이나 명절에 학생들이 김일성동상 등에 헌화해왔으나 최근에는 꽃을 구할 수 없어 종이로 만든 꽃을 사서 헌화하고 있으며 돈이 없는 학생들은 공원이나 화원에 있는 꽃을 몰래 꺾거나 훔치는 일이 많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북한에 간염 결핵감염자 정신이상자가 많은 것으로 외국에 알려지자 지난 94년초 정무원 지시로 결핵 간염요양소 및 정신병원을 각각 1,2,3요양소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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