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奎振기자] 한보철강의 자금관리를 총괄해온 金鍾國(김종국·전 그룹재정본부장)여광개발사장은 검찰소환직전 본사 기자와 만나 『한보철강 부도과정에서 「억울한 일」이 무척 많았다』고 말해 부도처리 과정에 복잡한 내막이 얽혀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특히 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도루머가 퍼지면서 제2금융권의 자금압박이 들어오고 금융계 등 각계로부터 엄청난 시달림을 당했다』며 『일부에선 수조원을 빌려주겠다고 제의하는가 하면 각종 서류제출을 요구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는 한보철강의 부도시나리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됐다는 의미여서 검찰수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그는 또 『자금대출 업무로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 고위관계자를 수시로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술한잔 대접하지 않았다』고 말해 검찰의 비자금 추궁에 대응책을 미리 마련해 놓았음을 비쳤다.
일반적으로 대출담당임원과 관련금융기관 임직원들은 업무상 골프와 술자리를 자주 갖는 점에 비춰볼 때 김사장의 발언은 상식을 벗어난 것.
김사장은 시종 여유있는 표정으로 『대출과정에서 어떠한 의혹도 없으며 이같은 사실은 검찰이 밝혀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혜대출과 정치자금수수의 진실을 정확히 알고있을 김사장이 이처럼 자신있는 태도를 보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보철강의 부도는 물론 그에 따른 검찰수사에 철저히 대비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김사장은 『한보부도사건이 일단락되고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면 모든 진실을 알려주겠다』고 말해 검찰수사가 종결된 뒤에 한보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로 터져나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