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진 증발」증언 억울한 차사고,수사 새고비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4분


[진주〓朴東旭기자] 지난 93년8월23일 밤10시반경 경남 진주시 뒤벼리강변도로에서 金埰鎬(김채호·당시 29세·회사원)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받혀 숨진 사건은 경찰의 주장대로 정말 「뺑소니」사고였을까. 피해자유족이 『가해자가 분명히 있는 사건이 뺑소니사고로 조작됐다』며 3년이 넘도록 생업을 거의 포기한 채 진실규명을 호소하고 있는 이 사건은 증발된 사고현장 사진에 관한 증언이 나옴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당시 진주경찰서 전경요원으로 사고현장에 출동했던 박모씨(26)가 검찰에서 『내가 40여장의 사진을 찍어 형사계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진술한 내용은 현장사진의 원인모를 증발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박씨는 『필름을 사고가 난 다음날 진주경찰서가 평소 거래하는 사진관에 맡겼다가 필름과 사진을 찾아와 사고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상급자 강모경장에게 보여준 뒤 사진만 형사계에 갖다 주었다』고 전달과정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특히 사고현장 필름은 사진과 별도로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보관하는 것이 원칙인 점을 감안하면 경찰이 접촉사고도 아닌 사망사고현장의 사진과 필름을 어느것 하나 제대로 보관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키 어렵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검찰은 그러나 박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박씨가 제대후인 94년10월경 피해자유족이 경찰을 상대로 낸 고소사건과 관련, 진주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 이 사건에 대해 큰 이의를 달지 않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박씨는 『그때 경찰이 대충 맞춰 놓은 것 같은 진술서에 도장만 찍었고 조사시간도 5분에서 10분사이로 생각되며 사진을 10여장 찍었다고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당시 교통사고조사계 강경장에게 「사진을 찍었느냐」고 물었더니 「전경을 시켜 찍었다』고 말해 사진을 더이상 찍지 않았고 그후 교통사고조사계에 사진을 몇번 독촉했으나 갖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강씨의 소재를 찾고 있으나 그는 최근 집을 나간뒤 잠적한 상태다. 강씨는 경찰관 재직중 뇌물수수혐의와 관련해 지난 93년말 구속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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