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서울대 수석합격자를 잡아라』

  • 입력 1997년 1월 21일 20시 13분


서울대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에 수석합격한 徐晙豪(서준호) 鄭鎔植(정용식)군은 요즘 광고모델 섭외 전화를 거절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97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자연계 및 인문계 최고득점자인 서군과 정군은 지난해 12월 수능시험 발표직후 몇군데 입시관련 문제지 회사의 광고제의에 응했고 그후 한동안은 광고제의가 주춤했으나 지난 20일 서울대 합격자 발표와 함께 다시 광고제의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서군의 경우 수능시험 발표직후 고교 3년동안 무료로 문제지를 보내준 3개 회사의 광고제의를 받아들였다. 「수능준비는 학원」 「△△문제지와 함께 한 서준호」 등의 광고문구에 자필 서명과 함께 사진을 건네주고 모델료로 「장학증서」를 받은 것. 정군도 고3때 구독하던 문제지의 신문광고에 서명을 해주고 역시 장학증서를 받았다. 장학증서 금액은 50만∼5백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문제지 회사는 수석합격자를 광고모델로 끌어들이기 위해 1년전부터 공을 들였다. 모의수능시험 결과 수능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1년간 전과목 문제지를 무료로 보내준 것. 진짜 수석을 하면 「△△문제지 덕분에 수석을 했다」는 광고를 내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들을 탐내는 곳은 문제지 회사뿐만 아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승수씨(지난해 서울대 인문계 수석)처럼 수험기를 써보지 않겠느냐고 매달리고 있다. 또 학생용 가구를 만드는 회사와 컴퓨터 회사 등의 광고모델 제의도 잇따르고 있다. 서군의 아버지 徐又鍾(서우종·48)씨는 『아이가 전화에 시달리다 못해 친구집으로 피신을 했다』며 『우리 아이가 광고모델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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