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업자 北상대 거액 사기』…홍콩거주 김호웅씨 고소

  • 입력 1997년 1월 14일 08시 30분


【홍콩〓鄭東祐특파원】 홍콩의 한 한국인 무역회사가 북한으로부터 미화 15만2천5백달러를 가로챈 혐의로 홍콩경찰에 정식 고소됐다. 13일 홍콩 경찰당국은 구랍 20일 북한의 관영무역회사인 평양 창광무역이 홍콩의 한국인 무역회사인 신마(新馬)자원유한공사(대표 金浩雄·김호웅)를 사기혐의로 고소, 현재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남북이 분단된 후 최초로 발생한 남북 기업간의 형사고발 사건으로, 향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남북한간 상거래에서 분쟁해결의 모델 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신마자원은 북한산 팥 건어물 수산물 등을 수입, 한국 등지에 파는 무역회사로 지난 89년부터 천연무역등 북한의 관영기업들과 거래를 해오던 중 지난 94년 5월 창광무역으로부터 영국제 담배 5백상자를 사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팩스로 계약했다는 것. 북한의 창광무역은 담배수입 대금 15만2천5백달러(약1억3천만원)를 한일은행 홍콩지점의 김씨 계좌로 전액 선불 송금했으나 김씨가 돈을 받은지 2년반이 지나도록 담배도 보내지 않고 거듭된 독촉에도 불구하고 돈도 반환하지 않아 홍콩경찰에 정식 고소했다는 것이다. 홍콩 경찰은 이에 따라 최근 1차조사에서 김씨로부터 북한측이 송금한 돈을 모두 써버렸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조만간 보다 자세한 2차 조사후 이달 말경 김씨의 사기사건을 정식 기소해 법원으로 보낼 예정이다. 한편 김씨는 자신이 평양으로부터 물품대금을 받고 홍콩내 영국담배회사 현지법인 등과 접촉했으나 담배회사측이 북한의 제삼국 밀수출 가능성을 우려, 판매를 거부하는 바람에 계약을 바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대금은 조만간 변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호웅씨는 누구인가> 【홍콩〓鄭東祐특파원】북한 창광무역으로부터 사기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해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金浩雄(김호웅·54)씨는 홍콩에 거주한 지 20년쯤 된 홍콩 교민. 한국 국적과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김씨는 지난 80년대에는 중국기업들을 상대로 곡물과 석탄 등을 거래해 한때 꽤 큰 돈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89년부터 북한을 상대로 거래를 시작, 90년대 초에는 북한내 여러 합영회사들과 거래실적을 가질 정도로 북한의 대외무역회사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인물이다. 북한과의 무역은 주로 수산물을 취급했으며 연간 거래실적은 1백만∼2백만달러 정도. 그러나 최근에는 남북한 관계가 악화되면서 대북거래도 일시 중단상태에 있다. 창광무역과의 거래도 처음부터 이 회사와 관계를 가진 것이 아니라 천연무역 등 다른 회사와의 거래실적 때문에 창광무역측이 스스로 접근해와 거래가 성립됐다는 게 김씨의 말이다. 김씨 사건은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만약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징역형과 벌금형을 동시에 받거나 혹은 벌금형만 받게 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고소인측과 피해변제 합의가 이루어져 불기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씨가 만약 유죄 인정에도 불구하고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홍콩법에 따라 창광무역측은 채무를 변제받기 위한 민사소송을 별도로 제기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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