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종교/영생교]실종자가족協 위험 무릅쓰고 6년추적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7분


영생교실종자대책협의회(회장 安明烈·안명렬·33)는 지난 91년 1월 실종자 가족들이 대책마련을 협의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실종자 가족들은 87년부터 91년 사이에 1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힘을 합치지는 못했었다. 가족들도 순종헌금이나 건축헌금 명목으로 재산상의 피해를 보았지만 폭력배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보복하는 영생교의 횡포를 공개적으로 문제삼는 일이 간단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92년 2월 영생교 신도이면서 실종자가족대책협의회에 협조하던 전영광씨(52)가 실종되자 협의회는 공개적으로 가족찾기에 나섰다. 안회장에 따르면 전씨는 91년 12월경 종교집단에 살해된 卓明煥(탁명환)씨가 운영하던 국제종교문제연구소에 출입하면서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영생교 비리를 폭로하는 유인물을 배포해 영생교의 납치대상자로 지목됐다. 전씨가 실종되자 협의회는 92년 2월 서울지검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부천경찰서에도 사건조사를 의뢰했고 실종자 암매장위치 등에 관한 제보를 계속 접수했다. 이번 발굴작업도 안회장이 일부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있던 영생교 내부의 제보자로부터 구체적인 제보를 받고 세차례에 걸친 현장조사 끝에 이뤄진 것. 한편 11일 오후 발굴현장에서 흙묻은 장갑을 벗으며 흥분과 울분을 감추지 못하던 안회장은 영생교도 밀집주거지역을 가리키며 『여기를 모두 파면 영생교에 희생된 사람들의 유골 10구 정도는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회장은 『중요한 제보를 갖고 서울지검에 찾아가도 검사와 직원들은 모두 종결된 일이라며 무안을 줘 이제는 더 이상 찾아가기가 민망할 정도였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부천〓丁偉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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