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자 경관銃맞아 숨져…경찰 총기사용 논란

  • 입력 1996년 11월 22일 20시 23분


【인천〓朴正奎기자】신호위반으로 적발돼 달아나던 20대 남자가 경찰이 쏜 실탄을 맞고 숨져 경찰의 총기남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오전 7시45분경 신호위반을 하고 도주하던 쏘나타승용차 운전자 柳尙敏(유상민·28·주거부정)씨가 인천 남동구 도림동 목검문소 부근에서 추돌사고를 낸 뒤 동승자 2명과 함께 차에서 내려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 유씨 일행을 추격하던 인천 남부경찰서 남동공단파출소 소속 秋正鎬(추정호·39)경장은 야산으로 달아나는 3명중 운전자인 유씨에게 권총 실탄을 쏴 왼쪽 대퇴부에 관통상를 입혔으며 유씨는 병원으로 옮겼으나 22일 오전 8시40분경 숨졌다. 유씨의 동료 2명은 실탄사격에 놀라 그자리에서 붙잡혔다. 柳씨는 이날 인천 남동구 도림동 도림소방서 네거리에서 신호위반을 한 뒤 이를 적발한 남부서 소속 교통순찰차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아나다 목검문소 부근에서 앞서가던 쏘나타Ⅱ(운전자 함정호·23)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추경장은 야산으로 달아나는 유씨 등에게 38구경 권총으로 공포탄 2발을 발사했으나 유씨 일행이 계속 달아나자 유씨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경찰조사결과 숨진 유씨는 지난 9월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던 이모씨(31)를 폭행, 현금 1백4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수배중인데다 이날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위반으로 걸리자 달아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유씨가 숨진후 지문조사를 한 결과 나중에 드러난 사실이어서 경찰이 현행범이나 흉기소지자가 아닌 단순 교통신호위반자에게 총기를 과잉사용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추경장은 이에 대해 『처음에 교통위반사실로 추격했으나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야산으로 도주하기 때문에 총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