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떼가 줄었다」.
사상 초유의 풍년이 들었다는 요즘의 황금빛 가을들녘을 바라보는 농민들은 올들
어 유난히 줄어든 참새떼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예년이맘때면극성을부리던 참
새떼가 올들어서는 보기 어렵고 눈에 띄는 참새들의 「기세」도 결코 전같지 않기
때문.
이에 따라 흔히 보이던 허수아비와 햇빛 반사를 이용해 참새에게 「겁」을 주는
비닐띠도 올해는 곡창지대인 호남 들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굉음으로 참새를 쫓는
「딱총」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이바람에 딱총과 비닐띠의 수요가 크게 줄어 이를 취급하는 농기구나 농약판매상
들은 예년에 없는 「흉년」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대해 趙光勳전남도농촌진흥원장은 『참새에 의한 농사피해가 크게 줄어든 것
은 사실이나 참새의 생리적 변화나 서식처의 환경변화가 없는 만큼 숫자가 근본적으
로 감소했다고 단정키는 힘들다』고 말했다.
벼농사의 수확기가 과거에는 조생종 중생종벼 등에 따라 달랐으나 요즘은 중생종
벼를 거의 심어 수확기가 비슷해짐에 따라 참새떼에겐 그만큼 일시에 많은 먹을거리
가 널려있는데 따른 「분산현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
농민 金哲鎬씨(43·전남 해남군 화산면)는 『참새떼가 줄어 좋긴 하나 갑자기 참
새들이 보이지 않아 환경오염탓이나 무슨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것은 아닌가 해서
걱정도 생긴다』고 말했다.〈광주〓洪健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