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 출범식 및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위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전속고발제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고발 남용과 수사 과잉으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이 제정된 1980년부터 도입됐다.
주 위원장은 회의에서 “국민과 사업자의 고발권이 제한돼 ‘공정위가 고발권을 독점한다’는 비판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며 “제도의 도입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주권자인 국민이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우선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고발할 경우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다만 불필요한 고발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일정 수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300명 이상 국민의 연서로 감사원의 국민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현행 제도, 건설·제조 분야 평균 하도급 사업자 수 등을 참고해서 일반 국민의 경우에는 300명, 사업자의 경우는 30개의 사업자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이렇게 개선하면 앞으로 불공정 피해를 입은 국민과 사업자는 위반 행위의 유형과 무관하게 모든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서 수사 기관에 형사 처벌을 위한 고발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이에 더해서 모든 중앙행정기관과 광역·기초지방정부 등 사실상 모든 국가기관에도 고발 요청권을 부여하고자 한다”며 “고발 요청권이 확대됨에 따라 고발권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다른 국가기관이 공정위를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제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주 위원장은 “국민고발권 및 정부기관 고발 요청권 확대와 함께 현행법의 과도한 형벌 규정을 선진국 수준에 가깝게 정비하는 경제형벌 합리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는 과도한 형벌 규정을 대체해 법 위반 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경제적 제재를 합리화하는 법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아울러 조사권을 대폭 강화하고 구조적 조치를 포함한 적극적 시정조치를 활용하면 행정적 제재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주 위원장의 보고를 들은 이 대통령은 “오늘 결론을 내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속고발제도의 부당함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적이 상당히 많았다”면서도 “(고발 요청권을) 무제한적으로 늘리는 게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든지 아니면 일정 숫자 이상의 국민에게 고발권을 주든지 해서라도 권한을 풀어야 한다”며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소극적으로 행사하면서 오히려 대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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