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무죄, 檢 부실수사 탓”… 특검도 논란 자초

  • 동아일보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
檢, 4년 시간 끌다 ‘황제조사’ 논란
김건희측 “李 항소자제 발언 적용을”
특검 “법리-상식적 수긍 못해 항소”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지난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한 모습.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지난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한 모습.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법원이 28일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배경엔 검찰의 부실한 초기 수사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였던 2020년 4월 열린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시작부터 지지부진했다. 검찰은 고발 1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에야 김 여사를 한 차례 서면 조사하는 데 그쳤다. 검찰은 같은 달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이었던 김 여사에 대해선 아무런 판단도 내리지 않았다.

검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지 4년 3개월 만인 2024년 7월에야 김 여사를 대면 조사했다. 이마저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를 비공개로 방문해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황제 조사’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해 10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인 지난해 4월 말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뒷북 수사란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넘겨받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의 수사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당시 특검에서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는 주가 조작 공범 블랙펄인베스트 이종호 전 대표와 함께 2021년 7월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직무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정치브로커 명 씨 관련 수사를 놓고도 법원 안팎에서는 “검찰이 시간을 끌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초기 수사를 맡았던 창원지검은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9개월간 사건을 배당한 채 묵히다가 2024년 9월에야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김 여사 측 최지우 변호사는 1심 선고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하면 검찰이 잘못 기소를 한 것이지, 왜 항소를 해서 다투냐’고 말씀하신 적 있다”며 “이 말씀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특검은 이날 “법원의 판단은 법리적으로는 물론이고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 판단도 매우 미흡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본격적인 선고 전 “옛말에 형무등급(刑無等級), 그리고 추물이불량(趣物而不兩)이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중국 진나라 재상 상앙이 제시한 원칙인 형무등급은 ‘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 지위·신분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춘추전국시대 법가(法家)의 사상인 추물이불량은 ‘사물을 대할 때 둘로 나눠 차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어 ‘in dubio pro reo’라는 라틴어 문구도 언급했다. ‘불분명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격언이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는 신분과 무관하게 재판을 진행해 판결을 내렸다는 의미다.

이날 판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브이 제로’(V0)라 불리며 국정을 좌우한 김건희 씨의 위상이 훼손될까 걱정될 정도의 형량”이라고 성토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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