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성과에 매몰된 외눈박이로 살아…상처받은 분들에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3일 11시 02분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서 ‘반성·사과’ 표명
“내란 동조 비판 피하기 힘든 잘못된 판단
성숙치 못한 언행으로 소중한 동료에 상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6.1.23/뉴스1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6.1.23/뉴스1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인사청문회에서 보좌관 갑질과 12.3 비상계엄 동조에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이후 저의 부족함에 대한 여러 지적이 있었다. 먼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청문위원님들, 저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신 대통령께도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좌관 갑질 논란에 대해 “저의 성숙치 못한 언행으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정책에 대한 집념과,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성과에만 매몰된 외눈박이로 살아오면서 저와 함께 있던 소중한 동료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어게인’ 집회 참석 등 내란에 동조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내란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잘못된 판단의 자리에 서 있었음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무려 1년이란 긴 세월을 망설임과 침묵 속에서 흘려보냈다는 사실, 이 늦은 사과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잘못임을 분명하게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자신의 과거 내란 동조 발언들을 거론하면서 “후보자의 과거가 현재를 구하지는 못할 것 같다. 처절한 반성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하자 “헌재 탄핵 판결문을 보고 많은 생각들을 했고, 저의 잘못된 생각들을 그때 알게 됐다”며 “사과는 국민들이 OK 하실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평생 쌓아온 재정 정책의 경험과 전문성으로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에 단 한 부분이라도 기여할 기회를 주신다면, 저의 과오를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사력을 다하겠다”며 “진영 정치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새로운 길을 여는 일에는 돌을 맞더라도 동참하겠다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고 양극화와 K자형 회복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기에 재정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주의와 관심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중복은 걷어내고 누수는 막아내는 일에 성과를 낼 준비가 돼 있다. 재정이 필요한 시점에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데이터와 성과 분석에 기반한 재정 운영을 통해 예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똑똑한 재정’을 하자는 것이 저의 일관된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을 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도구로, 성과 중심의 관리 수단으로 전환하는 임무를 저의 마지막 소명으로 알고 네 가지 과업에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밝힌 네 가지 과업은 △미래 세대를 위한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 수립 △성장과 복지의 동시 달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확립 △재정 혁신 선도 및 인공지능·첨단 전략산업 등에 재정 집중 투입 △국가 예산 편성·집행·결산 전 과정에 실질적인 국민 참여 보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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