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고검장 출신 변호사가 이화영 진술회유 정황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8일 23시 19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가 자신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와 의자 한 칸을 띄우고 앉아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검찰 조사 과정과 관련해 “박 검사가 동석한 술자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가 자신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와 의자 한 칸을 띄우고 앉아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검찰 조사 과정과 관련해 “박 검사가 동석한 술자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상대로 이른바 ‘진술회유’를 위해 ‘술파티’를 벌인 의혹에 대해 법무부가 일부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또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려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법무부는 판단하고 있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가 이재명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 등이 연루된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 전반을 감찰한 결과, 연어·술파티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올 9월 17일 특별점검팀에 연어·술파티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특별점검팀은 이 전 부지사가 주변 수용자들에게 ‘오늘 검사랑 김성태 쌍방울 회장과 한잔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연어·술 파티가 있던 날은 2023년 5월 17일로 특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김성태 전 회장이 수용 기간 외부 도시락과 다과를 수시로 제공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마친 후 자신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를 지나치고 있다. 2025.10.14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마친 후 자신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를 지나치고 있다. 2025.10.14 뉴스1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서 조사받던 중 점심·저녁 시간이 되면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를 비롯한 공범들에게 육회 덮밥, 회덮밥, 자장면, 갈비탕, 설렁탕, 삼계탕 등의 외부 음식이 제공됐다는 것이다.

또 검사가 김 전 회장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본 뒤 그 음식이 도시락으로 제공된 것, 쌍방울 직원들이 김 전 회장을 면회하기 위해 검사실을 찾을 때 마카롱 등 다과, 햄버거, 커피 등을 사 왔다는 교도관의 진술도 확보했다.

또 쌍방울 직원들이 김 전 회장 조사 시간 동안 상주하면서 커피나 물을 가져다주는 수행비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결론 내렸다. 김 전 회장의 검찰 조사 출정 횟수는 184회로 서울, 수원, 동부구치소 등 전국 주요 9개 교정기관 출정자 중 가장 많았다.

불법 대북송금과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7.12 [수원=뉴시스]
불법 대북송금과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7.12 [수원=뉴시스]


특히 특별점검팀은 고검장 출신인 조재연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만나 ‘검찰 고위층과 이야기가 됐으니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 구형량을 낮춰줄 수 있다’고 회유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한 퇴직 교도관이 특별점검팀에 해당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변호사는 2023년 6월 19일과 6월 29일 이틀간 변호인 비선임 자격으로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변호사는 이 같은 이 전 부지사 회유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해당 진술을 한 교도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민사상 손배해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대북송금 사건 수사 검사였던 박상용 검사는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술파티 등에 대해 “가짜뉴스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진술회유#연어#술파티#대북 송금 사건#김성태 쌍방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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