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방한…“집에 가라” 항의 시위에 겨우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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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8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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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으로 입국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으로 입국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종합 보고서 발표 후 방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한국 땅을 밟자마자 거센 항의 시위에 직면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7일 오후 10시 40분경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도착 예정 시간 약 1시간 전부터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 진보당, 민주노총 외 여러 시민단체 50여 명은 입국장 일대에서 IAEA 보고서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으로 입국해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으로 입국해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들은 ‘IAEA 보고서 인정할 수 없다’ ‘IAEA 사무총장 입국을 반대한다’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 반대’ 등 손팻말을 들고 “그로시 고 홈(go home)”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안전 및 질서 유지를 위해 현장에 배치된 경찰도 20여 명에서 80여 명 규모로 계속 증원됐다. 시위대는 “오염수 해양 방류를 규탄한다”고 외치는 과정에서 펜스를 밀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 일행은 당초 입국장 내 1층 귀빈용 출구를 이용하려 했으나 시위대에게 막혔다. 결국 8일 0시경 건물 2층의 다른 경로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오려 했으나 엘리베이터 앞까지 몰려든 시위대로 인해 대기실로 돌아갔다. 이들은 0시 50분경 화물 운반용 통로를 이용해 공항 밖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공항을 빠져나간 사실이 알려지자 시위대도 해산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민단체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IAEA는 2년3개월여 간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검토해 지난 4일 일본 정부에 전달한 종합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계획한 대로 오염수를 통제하며 점진적으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인접국이자 주요 이해 당사국인 한국에 2박 3일간 머무르며 IAEA 종합 보고서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만난다.

9일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 등과 만날 예정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방한 전 일본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한국 내 후쿠시마 오염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 야당 분들의 (만나자는) 요청을 받고 있는데 기꺼이 만나고 싶다. (방류)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있기 때문에 설명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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