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반성해야” 주중대사 초치 맞불… 韓대사관 “中 비상식적 언행 엄중항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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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영매체 SNS “한국 후회말라”

나란히 선 주중 한미일 대사 정재호 주중국 한국대사,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대사(오른쪽부터)가 7일(현지 시간) 베이징 
미국대사관저에서 회동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번스 대사는 트위터에 “두 대사는 좋은 친구다. 동맹으로서 우리는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한미일 3국 대사의 회동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번스 대사 트위터
나란히 선 주중 한미일 대사 정재호 주중국 한국대사,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대사(오른쪽부터)가 7일(현지 시간) 베이징 미국대사관저에서 회동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번스 대사는 트위터에 “두 대사는 좋은 친구다. 동맹으로서 우리는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한미일 3국 대사의 회동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번스 대사 트위터
중국 외교부가 정재호 주중 대사를 불러 한국 외교부의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초치(招致)에 대해 항의했다. 싱 대사가 “(한국이) 미국에 베팅한 것은 잘못”이라는 등 ‘내정간섭’ 수준의 발언을 쏟아낸 것에 우리 정부가 경고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주한 중국대사와 제1야당 대표 간 회동이 한중 정부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눙룽(農融) 외교부 부장조리가 10일 정 대사와의 웨젠(約見·회동을 약속하고 만남)을 통해 한국 측이 싱 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교류에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눙 부장조리는 정 대사에게 “싱 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업무”라며 “그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한중 관계의 발전을 수호하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현재 한중 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반성하고 진지하게 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강제 소환을 의미하는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남)이라는 표현 대신 약속하고 만남을 뜻하는 ‘웨젠’이란 표현을 사용해 항의 수위를 조절한 듯한 모습도 보였다. 다만 아시아 역내 양자 관계를 담당하는 쑨웨이둥(孫衛東) 부부장(차관)이 아닌 아시아 다자 관계를 담당하는 눙 부장조리(차관보)를 내세워 한국을 대하는 격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중 한국대사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대사가 중국 측 요청으로 눙 부장조리와 면담한 사실을 전하며 “싱 대사가 한국 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이며 사실과 다른 언행을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엄중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사는 중국 농업농촌부의 초청으로 닝샤후이족 자치구를 방문했다가 10일 베이징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중국 외교부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싱 대사의 발언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소셜미디어 매체인 ‘뉴탄친(牛彈琴)’은 “현재 중국이 진다는 데 베팅한 사람은 이후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한국아, 많은 일에 대해 서너 차례 생각한 뒤 행동해야 한다. 때가 돼서 또 후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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