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 사의 표명에 尹 “해임”
-경력단절, 비혼, 저출산 등 진솔한 대화
-보폭 넓히는 김건희 여사 첫 단독 일정

29일 복수의 참석자와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당시 오찬에서 김 여사와 여성 의원 10명은 여성 문제, 육아, 비혼 등을 주제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문제로 주목을 받았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화두에 올랐는데, 이번 기회에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면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 여론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면 책임 있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주변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는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상황에서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다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사표 수리 대신 해임을 시켰다. 여권 관계자는 오찬 발언에 대해 “여성의 경력단절, 비혼, 저출산 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언급됐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한국 여성이 사회 활동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여성 의원의 삶 등에 관해 묻기도 했다. 특히 싱글맘 김미애 의원에게 관심을 보이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정치권 인사들과 단독으로 정식 만남을 가진 건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선 국면에서 김 여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와 달리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이에 윤 대통령이 자신이 방문했던 시장이나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게 도리’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의원들에게 “대통령이 저의 생활을 인정해줬고, 독려해주고 또 일을 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19일(현지시간) 취리히의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을 방문했던 점을 거론하며 “그때로 잠깐 돌아간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관석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