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북핵 대응 제주 전략기지화 검토 있어선 안될 일”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27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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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북한 핵 전력에 대응, 제주를 전략기지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7일 도청 기자실에서 ‘여당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 보고서 채택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오 지사는 입장문에서 “어제(26일)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최종보고서를 채택하는 과정을 확인한 결과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충격적인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논의된 내용은 미국 핵무기 전진 배치 시 제주가 최적이고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제주의 전략도서화 검토 필요, 제2공항 건설 시 미 전략폭격기 이착륙 활주로 건설 및 핵무기 임시 저장시설 구축 검토 등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 그대로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전략적인 핵 배치 요충지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라며 “있을 수도 없고 검토조차 없어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10월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위기대응 세미나’를 거론하며 “‘제주도 전략도서화와 전략군’ 제언을 보면 더 충격적”이라고 했다.

‘제주도 도서화와 전략군’ 제언에는 제주에 향후 핵전력을 운용할 전략군과 해병 제3사단을 창설하고 기지방어사령부, 스텔스비행단, 제2미사일사령부, 제2잠수함사령부, 제2기동함대사령부 설치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오 지사는 “평화의섬 제주에 핵 배치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면서 “보고서를 당장 폐기할 것을 정부와 여당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제주 제2공항이 군사공항으로 활용된다면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제주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송재호(제주시갑)·김한규(제주시을)·위성곤(서귀포시) 의원 3명도 논평을 내고 국힘을 규탄했다.

이들은 논평에서 “국힘의 이 같은 행태는 제주도민 권리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철저히 짓밟고 무시한 반민주·반민족적 작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핵문제를 핵으로 대응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국힘의 절학은 1차원적 수준의 사고이자 결국 한반도 전쟁과 파국만 초래할 비극의 씨앗”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를 핵기지로 삼으려 한 행태를 철회하고 제주도민들에 엎드려 사죄하라”며 “시대착오적 핵전쟁 구상을 즉각 폐기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지혜로운 접근법을 고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도가 확보한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한기호)의 ‘특위 최종보고 및 건의사항-총력 북핵 대응 전략’은 북한의 핵공격 임박 시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전진배치 추진을 거론하며 제주를 지목했다.

해당 문건은 다른 지역은 거리가 짧아 북한의 선제 공격에 취약하고 미사일 방어도 곤란해 제주가 최적지이며,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제주를 전략도서화하는 문제 검토도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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