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태원 참사’ 특검 논의할 때…한덕수 총리 사퇴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7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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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책임' 10번 언급하며 대통령 비판
박홍근 “대통령, 석고대죄 백배사죄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7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국정조사 역시 강제 조사의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결국은 특검을 논의할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국가애도기간이 끝나자 국정조사에 이어 특검 카드까지 꺼내들며 정부·여당에 대한 ‘정부 책임론’ 압박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이제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 지나고 책임의 시간이 돌아왔다”며 “중립적인 특검을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사는 셀프 수사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고, 더구나 이미 일부 은폐를 시도한 것과 같은 부실 수사의 징조가 드러나고 있다”며 “당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국정조사에 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조사가 우선돼야 하지만 미진할 경우 특검까지 가야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언급한 특검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논의되는 가운데 경찰의 보고서 삭제 등 은폐 정황들이 드러나 특검을 통한 조사의 필요성도 있을 수 있다는 취지”라며 “국정조사를 기본으로 하면서 특검에 대해 준비도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만 ‘책임’을 10번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국민 공식 사과도 재차 요구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참사의 최종 책임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윤 대통령의 진지하고 엄숙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종교 행사 등에서 사과한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야권 일각에서 나온 ‘내각 총사퇴’ 요구에도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는 것”이라며 “한덕수 국무총리 사퇴를 포함해 국정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책임을 지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원내 사령탑인 박홍근 원내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지금이라도 민심에 맞서겠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한 총리 경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은 물론이고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쇄신을 즉각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에 공감하고 책임을 느낀다면 그것에 맞게 격식을 갖춰 제대로 석고대죄 백배사죄하라”며 “분향소 방문과 종교행사 참여의 횟수가 진정한 사과를 대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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