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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박진 “해리스, 방한 당시 ‘해임건의안’ 소식 알아… 민망했다”

입력 2022-09-30 17:16업데이트 2022-09-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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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9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29일 접견 및 환담 과정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사실이 언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대통령실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접견이 끝난 뒤 “해리스 부통령이 나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에 상정된 걸 알고 있더라”며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이후 윤 대통령과 가진 사전환담과 비공개 접견에서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 어떤 형태로든 언급된 것으로 미뤄볼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현직 미국 부통령이 4년 6개월 만에 방한한 당일에 외교 수장을 해임하자는 내용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점은 박 장관의 운신의 폭을 좁힐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접견 당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데는 이같은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하고, 탄도미사일을 쏘고, 우리 금융시장은 달러 강세로 출렁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왔다”며 “어느 때보다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외교 전쟁에, 총칼 없는 외교 전쟁의 선두에 있는 장수의 목을 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윤 대통령의 접견은 예정보다 두 배에 가까운 85분에 걸쳐 이뤄졌다.

민주당은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외교) 전쟁 중에 장수를 싹둑 잘라내는 일은 그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국익은 모르겠고, 국민은 더더욱 모르겠다는 야당의 사보타주”라면서 “정파의 이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기자실을 방문해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착잡한 심정이 들어 며칠 새 밤잠을 설쳤다”며 “외교가 정쟁이 되면 국익이 손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고 우려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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