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참패 책임론’ 놓고 친문·친명, 정면 충돌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2일 2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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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을 놓고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이 정면 충돌했다.

2일 ‘친문재인계’ 의원들이 연달아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책임론을 띄우자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친문계는 지난 대선 및 이번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자로 이 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면서 “한 발 물러서라”고도 압박하고 있다. 대선 패장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지방선거 패인으로 지적하며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친문계’ 핵심 의원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 2로 만들고 말았다”며 “사욕과 선동으로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평가했다.

본인은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수도권과 충청권 등 주요 승부처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승리를 이끌지 못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며 ”국민과 당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도 패배한 대선에 대해 성찰하지 못했고, 반성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민주당은 당원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재창당의 각오로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던 전해철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한발 물러서 객관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당 대표는 선거 패인에 대해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 “며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방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고 직격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밀어부친 검찰개혁, 송영길 전 대표의 난데없는 서울시장 출마, 종로보선 무공천 원칙을 스스로 깨버린 이재명 상임고문의 계양공천, 쇄신을 둘러싼 당 비대위의 난맥상”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내 계파싸움의 재현에 대한 우려나 선거를 앞두고 분란을 야기해선 안된다는, 저를 포함한 우리들의 침묵은 민주당의 사당화를 더욱 가속화 시켰고, 우리는 그 바닥을 봤다”고 했다.

아울러 “이제 지켜야할 것도 없다. 더 이상의 침묵은 죄악”이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명계는 친문계의 공세에 반발하고 있다. 대선과 지선 패배의 책임을 이 위원장에게 씌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특정인을 겨냥해서 책임을 지우는 평가는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라 책임 회피”라며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 불리한 상황에서, 우리 자산인 이재명, 김동연이 살아 온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 진보진영이 자력으로 저들과 1:1로 맞섰던 것은 지난 대선이 처음이었다. 치열하게 토론해서 철저히 평가하고 단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들께서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면서도 가느다란 희망은 남겨놓으셨다”라며 “국민들의 호된 경고를 받고도 민주당이 기득권 유지에 안주한다면 내일은 없다. 사심을 버리고 오직 선당후사로 단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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