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권자들은 5분, 10분, 2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무원들과 참관인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본인 자리를 묵묵히 지키면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올 유권자를 기다렸다. 선거관리관은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지 않고 투표소 곳곳을 움직이면서 혹시라도 미비한 점이 있는지 계속 확인했다.
강당 천장 아래 붙어있는 시계가 7시30분을 가리키자 선거관리관은 “마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강당 문을 닫았다. 결국 한 시간 동안 이곳을 찾은 유권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곳을 담당하는 선거관리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서 많이 오시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었다”면서도 “그래도 1명의 유권자라도 와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투표율도 역대 지선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오후 7시 30분 기준 50.9%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430만3449명(사전투표 등 921만8252명) 중 2256만789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지난 2018년 7회 지선 최종 투표율인 60.2%보다 10%p 가까이 낮은 투표율이다.
구로구 구로구민회관 1층에 마련된 구로제5동제3투표소에 첫 유권자는 나타난 시각은 6시36분쯤이었다. 파란색 모자를 쓴 체육복 차림의 남성이 투표소 입장 전 사무원에게 신분증을 내밀고 확진 문자를 보여줬다. 이 유권자는 최대한 숨을 참으면서 사무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약 2분 정도 만에 확진자가 투표를 마치고 나왔고 선거사무원들은 확진자가 접촉한 물건들을 별도로 버리고 소독하면서 다른 확진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뒤이어 또 다른 확진자가 투표장으로 들어섰고, 사무원들은 차분히 신분증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건냈다. 1시간 동안 선거는 차분하면서도 조용히 진행됐다.
이곳을 책임지는 선거관리관은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가 불안하지 않고 괜찮다”며 “공무원으로서 선거 중립을 잘 지켜서 이번 지방선거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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